한 줄 요약: 이번 주 원달러 환율 전망의 출발점은 FOMC가 아니라 지도입니다. 주말 사이 홍해 입구의 섬 하나가 주인을 바꿨고, 그 결과 유가 리스크는 ‘사건’에서 ‘조건’으로 성격이 바뀌었습니다.
페림섬: 뉴스 한 줄이 항로를 둘로 나눕니다
예멘 후티 반군이 11일(현지시간) 홍해와 아덴만을 잇는 바브엘만데브 해협의 페림섬을 장악했습니다. 페림섬은 해협 한가운데에서 항로를 두 갈래로 나누는 지점입니다. 유로뉴스는 예멘 정부군이 철수한 뒤 후티가 18시간 만에 두바브와 무라드까지 확보했다고 전했고, AP통신은 정부·후티 양측이 장악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습니다(토큰포스트 속보).
같은 시간 반대편에서는 이란과 오만이 호르무즈 항로에 대해 양해에 도달했다는 소식이 나왔지만, 전면 재개방과는 별개라는 단서가 붙었습니다. 한쪽은 조금 풀리고 한쪽은 조금 더 잠긴 주말입니다.
규모의 감각: 두 해협은 체급이 다릅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집계로 2025년 상반기 호르무즈 해협 통과량은 하루 평균 2,090만 배럴, 바브엘만데브는 420만 배럴입니다. 문제는 보험료와 항로 선택입니다. AP는 후티의 선박 공격이 시작된 2023년 말 이후 바브엘만데브 통항이 이미 약 60% 감소했다고 전했습니다. 즉 이번 장악은 새로운 봉쇄가 아니라, 3년째 진행된 우회의 고착을 확인하는 사건입니다.
RBC 캐피털마켓은 두 해협의 차질이 동시에 심화되는 경우 4분기 브렌트유가 배럴당 121.99달러까지 갈 수 있다고 봤고, JP모건은 2026년 말 브렌트를 78달러로 제시했습니다. 같은 시장을 두고 44달러가 벌어진 두 숫자의 차이는 전망력 차이가 아니라 ‘차질의 지속 여부’라는 단일 가정의 차이입니다(토큰포스트).
지난주 자산별 기록
| 자산 | 수준 | 주간 변화 |
|---|---|---|
| WTI | 103.07달러 | +12.68% |
| 브렌트 | 105달러 상회(11일 장중 109.97달러, 4개월 최고) | 한 달 약 +19% |
| 금(현물) | 4,321~4,347달러 | -2.45%(3주 연속 하락) |
| 달러인덱스 | 99.08 | -0.08% |
| 원·달러 | 1,345.9원(9/11 종가), 뉴욕 1,341.41원 | 1,330~1,340원대 등락 |
| 국고채 3년 / 10년 | 4.014% / 4.540% | 3년물, 2023년 11월 이후 첫 4% 상회 |
금: 차트는 약세, 실물은 사상 최대
금은 온스당 4,347달러 부근에서 헤드앤숄더 패턴의 목선인 4,335달러를 시험하고 있습니다. 머리는 약 4,720달러, 양 어깨는 4,480·4,560달러입니다. 목선이 깨지면 패턴 높이(385달러)를 적용한 기술적 목표는 3,950달러, 피보나치 0.5 되돌림은 3,942달러로 약 9% 아래입니다.
그런데 수요 쪽 숫자는 정반대입니다. 세계금협회 집계로 8월 전 세계 금 ETF에 180억 달러가 순유입돼 보유량이 사상 최대인 4,189톤으로 늘었고, 2분기 중앙은행 매입량은 288.9톤으로 전년 동기보다 62% 증가했습니다(블록미디어). 가격을 미는 것은 금리와 달러이고, 사들이는 것은 정부와 장기 자금입니다. 이 괴리가 이번 주 금의 변동성을 키울 재료입니다.
원달러 환율 전망: 유가는 밀어 올리고 네고는 눌러 내립니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이번 주 환율이 1,300원대 초중반에서 제한적인 하방 압력이 우세할 것으로 봤습니다. 일본은행이 금리를 올리면 엔화 강세가 아시아 통화 전반으로 번지고, 반도체 수출 호조에 따른 네고 물량이 하단을 받친다는 논리입니다. 다만 FOMC가 예상보다 매파적이면 일시 반등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이데일리 주간외환전망).
자산 간 상관관계: 이번 주엔 무엇이 무엇을 움직일까
- 유가 → 채권: 에너지발 물가는 명목금리를 올립니다. 미 10년물이 4.95%까지 오른 것도, 국고채 3년물이 4%를 넘긴 것도 같은 경로입니다.
- 채권 → 금: 금은 이자를 주지 않으므로 실질금리 상승은 곧 보유 비용입니다. 지정학 리스크가 커졌는데도 금이 3주 연속 내린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 엔 → 원: 원화의 단기 방향은 여전히 엔화의 파생물입니다. 18일 일본은행 결정이 마지막 변수입니다.
자산 배분 시사점: 두 가지 시나리오
시나리오 A(리스크 프리미엄 확대) — 페림섬을 지난 선박에 대한 추가 공격이 확인되는 경우입니다. 브렌트가 110달러 위에서 굳고, 금은 목선 4,335달러를 지키며 되돌림에 성공합니다. 환율은 1,350원대를 다시 시험합니다. 확인 지표는 홍해·아덴만 구간의 전쟁보험료와 희망봉 우회 선박 수입니다.
시나리오 B(프리미엄 소멸) — 호르무즈 양해가 실제 통항 회복으로 이어지는 경우입니다. 유가가 90달러대로 내려오면 인플레이션 경로가 완화되고, 금은 금리 하락의 수혜로 전환합니다. 환율은 네고 우위가 살아나 1,330원대로 내려갑니다. 확인 지표는 브렌트 근월물과 차근월물의 스프레드(백워데이션 완화)입니다.
오늘의 관점: 지정학은 가격이 아니라 ‘기간’을 바꿉니다
이번 주 시장이 계산해야 하는 것은 유가의 고점이 아니라 고유가가 몇 개 분기 지속되는지입니다. 한 달짜리 충격이면 중앙은행은 넘어가고, 두 분기짜리면 기대 인플레이션이 바뀝니다. 금이 지정학 뉴스에 반응하지 않고 금리에만 반응한 지난 3주는, 시장이 아직 전자를 선택하고 있다는 표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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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특정 종목·자산에 대한 매매 권유가 아닙니다. 투자 판단의 최종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