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500 마감: 근원물가는 더 뜨거웠는데 주식은 올랐습니다 (9/14)

한 줄 요약: 8월 근원 소비자물가가 예상을 웃돌았는데도 S&P 500 마감은 0.86% 상승으로 끝났습니다. 물가가 아니라 유가가 그날의 주인공이었기 때문입니다.

나흘 연속 하락을 끊은 금요일

11일 뉴욕증시 3대 지수는 나란히 올랐습니다. 다우지수는 509.19포인트(0.98%) 상승한 52,573.30, S&P 500 지수는 65.28포인트(0.86%) 오른 7,656.98, 나스닥은 251.32포인트(0.96%) 뛴 26,333.00에 마감했습니다. 러셀2000도 0.45% 올랐습니다. 나흘 연속 하락 뒤 나온 반등이었지만 주간 기준으로는 다우 -1.6%, S&P 500 -0.8%, 나스닥 -0.7%로 여전히 마이너스였습니다.

이날 발표된 8월 소비자물가는 전월 대비 0.4%, 전년 대비 3.4%로 시장 예상에 부합했습니다. 그런데 근원 지표는 달랐습니다. 근원 물가는 전월 대비 0.3%로 예상치(0.2%)를 웃돌았습니다. 다만 근원 전년 대비는 2.4%로 2021년 3월 이후 가장 낮았습니다. 같은 숫자 안에 매파와 비둘기가 함께 들어 있던 셈입니다.

인과: 물가 상승분의 3분의 1 이상이 휘발유였습니다

주가가 오른 경로를 따라가 보면 답이 나옵니다. 8월 물가 상승분의 3분의 1 이상은 전월 대비 3.9% 오른 휘발유 가격에서 나왔습니다. 그리고 바로 그 유가가 금요일에 꺾였습니다. 걸프 국가들과 이란 사이에 호르무즈 임시 통항 합의가 추진된다는 소식에 브렌트유 11월물은 3.02달러(2.81%) 내린 배럴당 104.61달러, WTI 10월물은 2.43달러(2.37%) 내린 100.05달러로 마감했습니다(에너지신문).

즉 시장의 논리는 이렇습니다. “이번 물가는 에너지가 만든 것이고, 에너지가 내려가기 시작했으니 다음 물가는 덜 뜨거울 것이다.” 근원 0.3%라는 불편한 숫자를 유가 -2.4%가 덮은 하루였습니다. 문제는 이 논리가 주말 사이에 약해졌다는 점입니다. 호르무즈 관련 협의는 연기됐고, CNN은 미국이 이란과의 협상 의제를 핵 프로그램으로 좁히면서 호르무즈 문제는 제외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번 주 시장이 아직 정하지 못한 것: ‘두 번째 점’

9월 인상 여부는 사실상 논쟁이 끝났습니다. CME 페드워치 기준 0.25%포인트 인상 확률은 86.3%까지 올랐고(파이낸셜뉴스), 주말 집계에서는 87%대도 나왔습니다. 불과 일주일 전 50% 안팎이었던 확률입니다.

시점 9월 인상 확률 촉발 재료
8월 말(잭슨홀 직후) 35.4% → 57.5% 워시 의장의 물가 경계 발언
8월 고용 발표 후 59.4% 고용 지표
8월 PPI 발표 후 70%대 생산자물가 상회
8월 CPI 발표 후(9/11) 86.3% 근원 0.3%

정작 정해지지 않은 건 그다음입니다.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을 90%로 본다는 보도가 나오는 한편, CME 선물은 연내 한 차례만 온전히 반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주 수요일 새벽에 공개될 점도표의 2026년 말 중앙값이 성명서 문구보다 중요합니다. 점이 한 칸 더 올라가느냐가 30년물 금리와 성장주 밸류에이션을 동시에 건드립니다.

과거 사례: 쉬었다가 다시 올리기 시작한 1999년

지금처럼 연준이 완화 국면을 지나 인상을 재개하는 국면은 자주 오지 않습니다. 가까운 사례가 1999년 6월입니다. 당시 연준은 11개월에 걸친 인상 사이클을 시작해 정책금리를 4.75%에서 2000년 5월 6.5%까지 올렸습니다. 주식시장은 첫 인상 직후 곧바로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첫 인상 이후 9개월 안에 약세장이 시작됐고, 다시 1년쯤 뒤에 경기 침체가 왔습니다(Wellington Management).

여기서 얻을 교훈은 “인상하면 주가가 빠진다”가 아닙니다. 첫 인상은 주가를 즉시 꺾지 않지만, 사이클의 길이는 결국 값을 치르게 한다는 쪽에 가깝습니다. 이번 주 시장이 안도하더라도 그것이 사이클이 짧다는 증거는 아니라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채권과 소비자 쪽 신호

금리 쪽 숫자는 여전히 부담스럽습니다. 10년물은 4.97%대에서 장중 5.00%를 건드렸고, 30년물은 5.38% 안팎, 2년물은 4.63~4.65%로 2년 만의 최고 수준입니다. 장기채 ETF인 TLT는 2004년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밀렸습니다.

소비자 쪽은 더 어둡습니다. 9월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 예비치는 47.8로 예상(51)을 크게 밑돌았고, 1년 기대인플레이션은 4.6%였습니다. 물가 기대는 높은데 심리는 낮은 조합은 소매판매 지표의 하방 위험을 키웁니다.

오늘 밤부터 이번 주 일정 (한국시간)

  • 16일(수) 21:30 미국 8월 소매판매
  • 17일(목) 03:00 FOMC 성명·점도표 / 03:30 워시 의장 기자회견
  • 17일(목)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8월 신규주택 착공
  • 18일(금) 22:15 8월 산업생산·설비가동률
  • 18일(금) 미국 쿼드러플 위칭(네 마녀의 날)

한국 시장으로 넘어오는 경로

외국인이 지난주 금요일 코스피에서 전기전자 한 업종만 2조 3,526억 원을 판 것은 미 장기금리 상승의 직접적인 결과였습니다. 따라서 이번 주 한국 반도체주의 수급은 점도표 → 미 30년물 → 외국인 듀레이션 조정이라는 순서로 전달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오늘의 관점: 이번 주 주식의 방향키는 워싱턴이 아니라 호르무즈에 있습니다

금요일 시장은 근원 물가 0.3%를 유가 -2.4%로 상쇄했습니다. 그렇다면 논리적으로 그 반대도 성립합니다. 호르무즈 협의가 지연되고 유가가 다시 오르면, 점도표가 아무리 온건해도 물가 경로에 대한 의심이 되살아납니다. 연준은 이번 주 한 번 말하지만, 유가는 매일 말합니다. 지표 달력만 보고 계신다면, 브렌트유 시세창 하나를 옆에 더 띄워두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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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특정 종목·자산에 대한 매매 권유가 아닙니다. 투자 판단의 최종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