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 요약: 6월 초 하루 150조 원이던 국내 주식시장 거래대금이 9월 2일 35조 원까지 줄었습니다. 다음주 코스피 전망의 출발점은 이 숫자입니다. 얇아진 판 위에서 목요일(10일) 선물·옵션 동시만기와 금요일 밤 미국 8월 CPI(컨센서스 전년 대비 3.4%)를 차례로 맞고, 월요일은 미국이 노동절 휴장이라 금요일 밤 고용 서프라이즈(16만 2,000명)를 아시아가 먼저 가격에 반영합니다.
150조에서 35조로: 왜 거래대금이 먼저 중요한가
지난주 코스피는 6,788.88에서 6,687.21로 1.50% 내렸고 코스닥은 2.97% 밀렸습니다. 숫자만 보면 평범한 조정이지만, 수요일 하루 4% 가까이 급락했다가 금요일 1.64% 반등한 경로는 평범하지 않았습니다. 하루 4%를 움직이는 데 예전만큼 많은 돈이 필요하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거래대금이 넉 달 새 4분의 1 토막이 나면 같은 규모의 주문이 지수를 더 크게 흔듭니다. NH투자증권은 이 상태에서 동시만기를 맞는 만큼 “외국인의 선·현물 투자 방향에 따라 단기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짚었습니다. 지수 방향보다 먼저 봐야 할 것이 ‘얼마나 적은 돈으로 얼마나 크게 움직이는가’인 이유입니다. (아주경제 주간증시전망)
인과: 유가가 금리를, 금리가 외국인을 움직였다
수요일 급락의 경로는 세 단계였습니다. 미국이 이란을 직접 타격하며 교전이 재개되자 호르무즈 정상화 기대가 꺾여 유가가 뛰었고, 유가는 기대인플레이션을 통해 글로벌 장기금리를 밀어 올렸으며, 금리 상승은 외국인의 한국 주식 매도로 이어졌습니다. 8월 27일부터 9월 2일까지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3조 7,767억 원, 기관은 4조 4,579억 원을 팔았습니다.
주 후반 되돌림도 같은 경로를 거꾸로 밟았습니다. 월러 연준 이사의 ‘동결 지지’ 발언에 미 10년물이 4.77%로 내려오자 금요일 외국인은 4,793억 원, 기관은 1조 6,691억 원을 사들였습니다. 결국 코스피의 단기 방향은 국내 재료가 아니라 ‘유가 → 미 금리 → 외국인’이라는 바깥의 사슬이 정하고 있습니다. 토요일 미군이 이란 유조선 3척을 타격했다는 소식은 이 사슬의 첫 고리를 월요일 아침에 다시 시험합니다.
업종 격차 13%포인트: 지수는 반도체가 들었고, 나머지는 내렸다
| 구분 | 주간 등락(8/28→9/4) | 비고 |
|---|---|---|
| 코스피 | -1.50% | 6,788.88 → 6,687.21 |
| 코스닥 | -2.97% | 813.50 마감 |
| IT하드웨어 | +4.1% | 주간 상위 업종 1위 |
| 은행 | +2.5% | 금리 상승 수혜 |
| 건설·건축 | -9.1% | 주간 하위 업종 1위 |
| 비철·목재 | -8.9% | 원자재·금리 부담 |
| 유틸리티 | -8.7% | 유가 상승 비용 부담 |
상위와 하위 업종의 격차가 13%포인트를 넘습니다. 지수가 1.5% 내리는 동안 시장 안에는 두 개의 다른 시장이 있었던 셈입니다. 외국인도 같은 기간 IT하드웨어를 3,407억 원 사면서 반도체는 2조 4,000억 원 팔았습니다. 같은 ‘IT’로 묶이지만 외국인은 이미 오른 대형 반도체와 아직 덜 오른 하드웨어를 갈라서 대했다는 얘기입니다. (이투데이 주간증시전망)
밸류에이션과 실적: 5.2배라는 숫자의 양면
한국투자증권은 9월 2일 기준 코스피 12개월 선행 PER을 5.2배로 집계하며 “하방경직성은 확보했지만 매크로 불확실성과 실적 모멘텀 부재가 상승을 제약한다”고 봤습니다. 9월 예상 밴드는 6,200~7,400입니다. 같은 자료는 3분기 어닝 서프라이즈 비율이 2분기보다 확연히 낮아지는 경향을 근거로 “빠른 반등은 어렵다”고 덧붙였습니다. (비즈워치)
반대편의 근거도 단단합니다. 8월 수출은 983억 달러로 전년 대비 68.7% 늘었고 반도체 일평균 수출 증가율은 216%였습니다. 코스피 순이익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70%를 넘습니다. 즉 5.2배는 ‘싸다’는 뜻이면서 동시에 ‘이익의 70%가 한 업종에서 나오는 시장을 시장 전체 배수로 사도 되는가’라는 질문이기도 합니다.
과거 사례: 2018년 10월, 강한 미국 고용이 코스피를 13% 끌어내렸을 때
지금과 가장 닮은 국면은 2018년 10월입니다. 그해 9월 미국 고용은 견조했고, 10월 3일 파월 의장이 “중립금리까지 갈 길이 멀다”고 말하자 미 10년물이 3.2%대로 뛰었습니다. 코스피는 10월 한 달 약 13.4% 내렸고 외국인은 4조 원 넘게 순매도했습니다. 한국의 문제가 아니라 ‘미국이 너무 좋아서’ 금리가 오르고 신흥국 자금이 빠진 사례였습니다.
차이도 분명합니다. 2018년 한국 수출은 반도체 단가 하락 직전이었지만 지금은 수출이 68.7% 늘고 있고, 7월 경상수지는 420억 달러 흑자입니다. 같은 금리 충격이라도 이익이 늘고 있는 시장과 줄기 시작한 시장은 낙폭이 다릅니다. 2018년의 교훈은 방향(외국인 매도)이고, 지금의 방어막은 이익(반도체)입니다.
다음주 코스피 전망 체크포인트 3가지
- 월~수요일 외국인의 코스피200 선물 순매수 방향 — 미국 휴장으로 월요일 현물 외국인은 조용할 수 있지만 선물은 만기(10일)를 앞두고 포지션을 정리합니다. 만기 전 선물 누적 순매도가 커지면 목요일 현물 매도로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 VKOSPI 40선 — 금요일 39.50으로 2월 12일 이후 처음 40을 밑돌았습니다. 월요일 유가 급등에 40을 다시 넘으면 레버리지 상품발 변동성이 되살아날 수 있습니다.
- 금요일(11일) 9월 1~10일 수출과 밤 9시 30분 CPI — 수출 증가율이 60%대를 유지하면 밸류에이션 논쟁은 ‘싸다’ 쪽으로, CPI가 3.5% 이상이면 ‘금리’ 쪽으로 기웁니다.
중급 투자자 시사점: 두 가지 시나리오
다음주 코스피 전망을 두 갈래로 나누면 다음과 같습니다.
시나리오 A(강세, 6,900 재도전): 유조선 타격이 확전으로 번지지 않아 브렌트유가 95달러 아래에 머물고, CPI가 3.3% 이하로 나와 9월 인상 확률이 50% 아래로 내려오는 경우입니다. 확인 지표는 만기 전 외국인 선물 순매수 전환과 IT하드웨어·2차전지로의 확산입니다. 이 경우 반도체 단독 장세가 아니라 ‘반도체+확산’으로 폭이 넓어집니다.
시나리오 B(약세, 6,500 하단 테스트): 미·이란 해상 충돌이 이어져 유가가 95달러를 넘고 CPI가 3.5% 이상으로 나오는 경우입니다. 확인 지표는 미 2년물의 4.42%(52주 고점) 종가 돌파와 만기일 외국인 현물 매도입니다. 거래대금 35조 원 시장에서는 2조 원의 매도만으로도 수요일 같은 낙폭이 가능합니다.
한 줄 통찰: 이번 주 코스피의 위험은 ‘나쁜 뉴스’가 아니라 ‘얇은 장부’입니다. 같은 뉴스라도 거래대금이 4분의 1인 시장에서는 네 배로 읽히므로, 다음 주는 종목 선택보다 포지션 크기를 먼저 정해야 하는 주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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